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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고대 비극의 키워드는 '운명'입니다. 비극적인 결말은 맞이하는 것은 결국 그 인물의 '운명'이라는 것이죠. 어떤 인물들은 비극적인 결말이 빤히 보이는 데도 그 비극을 향해 돌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비극적이고 더 슬프기도 하죠. 물론 그 결말이 너무 빤히 보이기 때문에 진부하기도 합니다.

굉장히 유명한 비극 중에 '오이디푸스' 라는 극이 있죠.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을 하게되는 오이디푸스, 그걸 알고 어머니는 자결을 하고 자신은 눈알을 뽑아버린다는 오이디푸스. 현재까지도 많은 영화, 연극, 드라마의 이야기 원형이며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라는 용어까지 만들어낸 아주아주 유명한 작품이죠. 스핑크스 수수께끼도 나오구요.

하지만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거나 본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굉장히 기대를 하면서 봤어요. 오래된 극이기때문에 지루하거나 진부하진 않을까 걱정도 하면서요.

극은 기대이상이었습니다. 스토리는 굉장히 압축적으로 진행이 됐습니다. 모두가 아는 얘기이기도 하고, 아마 고대 비극이기때문에 긴 대사가 원작엔 많았을 텐데 아주 담백하게 진행이 됩니다. 간결하고 지루하지 않으니 흡입력을 지니게 되더군요. 러닝타임이 길지도 않았지만 보는내내 지루함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벽에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꽤 참신하고 좋았습니다. 무대장치는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간단합니다. 대신에 그것을 영상이 커버를 해줍니다. 아주아주아주 참신하다거나 아주아주아주 신기한 그런것은 아니지만 동인페스티벌다운 극이랄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극 이야기를 해볼까요. 담백한 메인스토리에 지루하지 않게 양념을 들어갔더라구요. 오이디푸스의 나라를 우리 한국에 살짜쿵 비유했습니다. 오이디푸스는 물론 MB에 은근하게 겹쳐주시구요. 촛불집회도 나오구요. 숭례문 탄 것도 나오고, 시민들 먹고살기 힘들어 하는거, 대운하 언급도 잠깐 나오고... 이런게 은근한 재미를 주더군요. 시원하기도 하면서요.

양념이라지만 메인과 전혀 관련이 없진 않을 텐데 이게 오이디푸스랑 무슨 상관일까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이 작품의 연출자는 오이디푸스 비극을 단지 '운명' 때문이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결국엔 하늘이 정해준 운명때문에 비극을 맞게 된게 아니라 오이디푸스라는 인물 자체의 잘못된 판단, 욕심이 오이디푸스를 비극으로 이끌었다는 얘길 하고 싶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이디푸스는 길거리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만나죠. 양보 문제로 시비가 붙고, 결국 아버지를 죽이게 되는데요. 여기서 오이디푸스는 굉장히 건방지게 그려집니다. 어른도 공경할 줄 모르고 자신만 생각하는 그런 모습으로 나오죠. 그리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고 영웅으로 추앙받자 왕이 되고 그곳의 왕비(어머니죠)를 욕망에 이끌려 갖게됩니다. 왕이 되서도 좋은 왕이 아니라 오만함에 갖혀 백성들을 등한시하는 좋지 않은 모습으로 표현이 됩니다.

오이디푸스가 좀 욕심을 덜 냈더라면, 좀 건방지지 않았다면, 오만하지 않았다면 비극까지 치닫진 않았을 겁니다. 자신도 나중에 그런 후회를 하면서 눈알을 뽑습니다. 하늘이 정해주는 운명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문제였던 겁니다.

지난 학기에 어떤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나네요.

운명이란 바로 자신의 성격이다. 성격은 쉽게 바꿀 수가 없다. 그렇기에 비극의 주인공들이 결말을 알면서도 성격을 버리지 못해 비극에 치닫는 것이다. 성격을 바꿀 수 있다면 운명도 바뀐다.

교수님 말씀을 듣고도 많은 공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극을 보고 나니 그 말씀이 생각나네요. 결론은 자기운명은 자기가 개척해나갈 수 있다. 점 같은 건 믿지 말자. 라는 아주 일반적인 교훈으로?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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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7 01:20 2009/05/07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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